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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시빌

 

 

 

 

"그 놈들이 어떻게 하는지 알지, 시빌?"

"음... 그놈들은 바나나가 잔뜩 들어 있는 구멍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지.

구멍 속으로 헤엄치고 있을 때는 보통 물고기처럼 보이지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돼지처럼  굴어.

나는 바나나가 있는 구멍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서 자그마치 일흔여덟 개의 바나나를

먹어치우는 바나나피시를 알고 있어."

 

 

 

 

 

 

 

 

 

절판된 책이라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뒤져 2700에 산 책,

샐린저의 단편집<아홉가지 이야기>, 그 중의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단편 5개 중 하나로 꼽힌다는 이 책은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시선의 획일화, 가치관의 통일화를 비웃는 내용이다.

 

 

 

살아있는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서로를 향해 타인들(the others)라고 했던 어느 영화도 생각났고,

호밀밭 가장자리에 서서 파수꾼 역할을 하고 싶다던 홀든 콜필드의 전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늙은 여우가 되어버릴 정도로

경력이 쌓여버린 교사생활의 이력 가운데

드물게

'내가 이러려고 교사가 되었나, 하는 자괴감이 든'

엉엉 울고 싶은 날이었기에

'시빌'이라는 이름이 수업중 어느 놈에게서 들었던 '시발' 로 읽혀진

감명깊은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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