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 rose for Emily

오다, 서럽더라

 

 

 

 

<오다, 서럽더라 2>

 

                                               .이성복.

 

 

 

장지로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친척 친지들 화장실 들렀다가

 

통감자와 구운 오징어

그런 것 먹으며 서성거릴 때.

장의용 캐딜락에 타고 있던 큰 아이도

장모님 영정을 두고 나왔다.

녀석을 교대해줄 생각도

못했던 나는 마구 나무랐다.

네가 어떻게 할머니를

혼자 두고 왔느냐고!

봄날 득실대는 꽃놀이 인파에

할머니는 혼자 버려져 계실 텐데,

네가 어떻게 할머니를 그냥 두고

나올 수 있느냐고, 마구 야단을 쳤다.

 

 

 

 

 

 

 

이성복 시인은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시를 쓰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사람인 동시에

시를 쓸 수 없는 좌절감을 주는 시인이라고 한다.

 

 

그의 시의 아름다움에 끌려

시를 쓰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기게 되지만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그의 시적 능력에

결국 좌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가장 최근 시집 <래여애반다라>라는 독특한 제목의 시는

신라 향가에 나오는 대목으로

 '오다, 서럽더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에 촘촘히 박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시어들 사이를 걷다보면

사람들이 왜 '충동과 좌절감'의 얘기를 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A rose for Em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랑  (0) 2014.11.28
나를 예뻐해줄래?  (0) 2014.11.24
훔쳐가는 노래  (0) 2014.11.18
잘가요, 엄마  (0) 2014.11.18
늑대별  (0) 201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