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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벚꽃같은 햇살이

 

 

우리보다 조금 일찍

호나우딩요, 현주쌤이 하늘나라로 갔다.

 

 

서울에서 앰블런스로 이동되어 오는 현주샘을,

각별했던 서너 명의 동료와 함께

새벽 한시, 전북대장례식장에서 맞이하면서

'그리워도 다시 볼 수 없는 슬픔'이 비로소 실감되었다.

 

 

출근한 아침의 교무실은 무거웠지만

이내 타인들(the others)이 되어 연수신청의 보너스로 배달된 중국산셀카봉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느라

여기 저기에서 경쾌하게 찰칵거렸고, 오히려 슬픔이 지나치게 지배하지 않아서 다행스럽기도했다.

 

 

팔짱을 낄 때 느껴졌던, 여전히 겨드랑이에 남아있는 체온,

맨드라미 같은 웃음,

또각거리던 슬리퍼 소리,

한 글자만 봐도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글씨체, 

흔하던 농담.

 

 

천국은 

지금쯤 막 들어온 신삥 호나우딩요 덕분에

훨씬 더 재마나고, 훨씬 더 야하고, 훨씬 더 왁자지껄한

비로소 천국다운 천국이 되어있을테지만

지상의 나는 그 사람이

'참 많이 보고싶었다.'

 

 

내가 바라볼 수 없는

그 뜨락이

벚꽃같은 햇살이

자주자주 들이치는 뜰이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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