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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지안, 평안에 이르렀나요.

 

 

#1. 굿바이, 2023년

 

영화 <어바웃 타임>에는 암흑카페가 나온다.

남, 녀 주인공이 각각 친구와 들어갔다가

우연히 옆에 앉게 되어 얼굴도 모른 체 대화를 나누고 카페 밖으로 나온 후,

서로의 얼굴을 처음 확인하는 장면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새로울 것 없는 하루하루의 연속이지만

한 해의 끝자락, 새 해를 앞에 두고 있다.

 

암흑카페 밖으로 나오는 Mary를 기다리는 Tim처럼

그렇게 새 해가 설렘이 되었으면 좋겠다마는...

 

호기심을 가지기에는

세상이 지나치게 환하다.

아니,

내 눈이 너무 밝다.

 

 

#2. 꿈에 엄마가 나왔다.

 

동산촌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탱자나무 울타리의 골목 입구였다.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고 엄마의 작은 몸피의 삼분의 일 정도만 보였는데 

너무 반갑고 좋아서 꿈 밖으로 소리가 나갈 정도로 크게 엄마를 불렀다.

 

"엄마~~!!"

 

김제 고모댁인지 용암리 고모댁인지를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는데

그곳이 어디인지도, 어찌해야 할 바도 모르는 기색이 

치매의 불안한 몸짓과 눈빛에서도 역력하였다.

 

엄마, 내가 여기 있다고,

내가 엄마를 도와줄 테니 걱정 말라고,

엄마는 걱정 하나도 안 해도 된다고,

 

내가 달려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악을 쓰며 불렀다.

 

 

#3. 지안, 평안에 이르렀나요?

 

이선균이 죽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살려냈지만

정작 자신은 살려내지 못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놓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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