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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하염없다는 말

 

 

하염없이 엄마가 그리운 날이 많다.

 

체취라고 해봤자 섬유유연제 피존의 냄새겠지만

그래도 우리집에 남겨져있는 엄마가 신던 양말을 장롱 입구에다 놓고

가끔 흠뻑 냄새를 들이키는 것으로 그나마 그리움을 달래곤 한다.

 

핸드폰만 열면 바로 보이는 수없이 많이 저장되어 있는 엄마의 사진이나

티브이에서 나오는 노래 등 수시로 엄마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것들은

생활의 구석구석에 수두룩하여

그럴 때마다 주르륵 한 바탕 눈물을 흘리곤 한다.

 

훌쩍거릴 때마다 나의 남편은 내게 

장모님은 이 곳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천국에 계신다고

위로를 하곤 한다. 

 

내게 '하염없다'는 말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다른 말이다.

 

 

 

 

 

 

 

며칠 전,

점심식사 후 동료 샘과 차를 한 잔 마시다가

그분이 각별했던 시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친정어머니 이상으로 친근했던 시어머니께서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리움으로 눈가가 짓무르도록 울곤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자신의 꿈 속에 할머니가 나왔다고 했단다.

 

"엄마, 꿈에서는 천국과 전화연결이 되더라고.

할머니가 내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셨어.

얼마나 반가운지 막 울면서 통화를 했어.

근데 할머니가 날마다 전화를 하시더라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귀찮아서 전화를 안 받았어."

 

 

하염없는 그리움과는 별개로

이상하게, 정말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꿈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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