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행이지
벚꽃이 몽실몽실 피었다.
봄 한 철의 일주일의 황홀을 마련하기 위해 나머지 날들은
내내 힘을 모았을 것이다.
꽃가지 꺾어 배꼽에 꽂으면 몽실몽실한 수액 수혈처럼 흘러들어와
내 몸 안에 분홍색 핏물이 나른하게 돌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봄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2. BNW!
갖고 싶었던 BMW 대신 BNW를 소유하게 되었다.
수염달린 낯선 남자가 키스를 하겠다고 내 모가지를 향해 달려든다면
나는 흥분으로 풀린 눈빛으로 먼저 빨대를 건네야할 것 같다.
straw kiss~♨
한동안 잠잠하던 피부알러지가 재발하여
가장 취약한 부분인 목의 가려움증이 극에 달해있다.
색소침착으로 목이 시꺼매졌다.
Black
Neck
Woman
3. 스며드는
봄이 아름다운 것은 깊이 스며들었던 그것이 결국은,
흘러가는 순간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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