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진달래, 양털구름, 삼색고양이, 장미, 산들바람, 첫눈, 피아노...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에서
잠시 머물며 정이 든 남한 아가씨 윤세리로 부터 이별의 선물로 받은 토마토 묘목을 향해
북한 청년 리정혁이 쭈그리고 앉아 해준 말들이다.
아름다운 말들을 해주면 식물도 이쁘게 자란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호, 우리도 한 번 해보자."
티비를 보던 내가 배통쟁이 나의 남편에게 말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단어, 번갈아 가면서 말해보자."
................................................................................. ..................
♂ vs ♀
거룩 사랑
(내가 못살아... 어짜쓰까) ( 수 없이 데었지만ㅠ 그래도...사랑, 그놈)
미소 마음
햇살 새벽
코스모스 연두색 신록
해바라기 오후
.. ..
우리 선히 젖 우리 배통쟁이 꽃추
(얼레얼레) (그렇다면 나도,)
..........................................................................................................
그가 나열한 대여섯개의 단어를 들으며
호젓한 인생의 소풍길에 제법 괜찮은 놈을 친구로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이 지나면 또 새해이다.
새해에도 달그락 달그락 웃으며 가볍게 살아가세, 우리.
아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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