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일 주방 식탁에 앉아 로빈슨 크루소했다.
해가 저물도록 시험문제 출제를 하느라
유튜브로 김연우에서, 곽진언에서, 조항조로
시끄러죽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는 첼로 무반주 협주곡으로 BGM을 바꿔갔다.
뉘엿뉘엿할 즈음에 그만 노트북을 덮고
급히 청도리를 넘어갔다.
젊은 비구니 귓불같은 다닥다닥 산사열매,
청승이 나무아미타불한 상사화,
선녀의 월경같다는 노을,
금산사는 온통 붉었다.
덕분에
나도 겨우겨우 가.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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