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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우리는 점 위의 점 위의 점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런 면에서 지구에게 넌 개미 한 마리보다 덜 중요한 존재하고도 할 수 있지."

그런 다음 아버지는 요점을 더 분명히 표현하기 위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나는 이게 포옹하자는 신호일지 모른다고,

아버지가 " 농담이야, 넌 중요해!"라고 말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좋아. 이제 이게... 전체 시간의 길이라고 생각해 보자."

아버지는 자기 가슴 앞에 펼쳐진 눈에 보이지 않는 광대한 시간의 선을 손으로 더듬었다.

"여기서 인간이 존재한 기간은 요만큼이야!" '요만큼'이라는 말을 할 때 아버지는 연극적인 동작으로

꼬집듯이 손가락들을 모았다.

"게다가 우리는 아마 곧 사라지게 될 거야. 그러니까 만약 지구 저 멀리서 떨어져서 본다면..."

여기서 아버지는 혀를 차서 끽끽하는 소리를 냈다.

"그러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지. 거기엔 행성들이 있고, 그 너머엔 더 많은 태양계가 있어..."

아버지가 정확히 저 단어들을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거의 20년 뒤 천문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우리는 점 위의 점 위의 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을 때 나는 아버지의 단언과 똑같은 말을 들었다고 느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56~57쪽, 룰루 밀러, 곰출판,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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