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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그나마

 

2021년 작년 한 해 읽은 책을 줄을 세워보았다.

마스크 속에 절망을 얼기설기 마스킹한 채로 

그 흔하던 일상의 즐거움을 하나씩 소거당했던 한 해.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기쁨,

주문하고 기다리는 설렘,

밤참 먹듯 야금야금 읽어가는 행복.

 

그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던 통로였다.

건조한 날 들 속에 별 빛을 섞는 일이었다. 

 

 

 

 

황정은, <일기>

시그리드 누네즈, <어떻게 지내요>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이명호, <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김혜남,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김원영, <실격당한 자를 위한 변론>

박중언, <노후 수업>

이꽃님, <세계를 건너서 너에게 갈게>

백온유, <유원>

비카스 샤,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강남순, <질문 빈곤 사회>

김하나, <15도>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강남순,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강남순, <용서에 대하여>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들>

이동진, <파이 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

 

독서 리스트를 살펴보니, 예년에 비해 소설책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타인의 이야기, 더 솔직히 말하면 남의 사랑이야기에

이제 더 이상 호기심이 생기지 않게 되었다는 의미일까. 

늙은 게 틀림없네ㅠㅠ

 

알록달록 제각각의 가치가 있는 책들이어서

별점을 준다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별 점 다섯 개 주고 싶은 책 세 권만 뽑아볼까

 

 

김원영, <실격당한 자를 위한 변론>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시그리드 누네즈, <어떻게 지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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