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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성탄절 오후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하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께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을 때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콤합니다.....'

 

 

내가 외우고 있는 몇 개 안되는 시 중의 하나,

한용운님의 <복종>이라는 시의 일부이다.

 

 

성탄절 오후는

할머니의 늘어진 빤스 고무줄 같다.

모든 행사가 마쳐진 월요일의 성탄절 오후, 

이빠이 팽창된 기운이 바람이 빠져

소파에서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성탄절에 카드를 하나 받았다.

70세가 훨씬 넘은 우리 교회 이슬이 할머니, 손순애 집사님께서 주신 것이다.

몸둘 바를 모르게 하는 과분한 칭찬 일색의 내용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말미에 쓰신

'저는 집사 자격이 너무 부족해서 이슬이 할머니라 할께요'라는 표현에 입을 가릴 수 밖에 없었다.

얼굴이 확 붉어졌다.

 

 

 

 

 

나는 하나님이 참 좋다.

그 분께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콤하다, 확실히.

 

그리고

교회만 뻔질나게 다니는 자가 아니라

교회가 되기 위해 좀 힘 쓰는 새 해, 십팔년(2018년)이 되어야겠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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