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 rose for Emily

originality of silence

 

 

 

하루키의 처녀작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이다.

처음 그 소설을 쓰고 난 후, 표현이나 문체가 마음에 들지않아

그대로 덮어두고, 그 소설을 다시 영어로 썼다고 한다.

그런 다음 그것을 다시 일본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거듭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젖어있던 상투성으로부터 벗어나서

문체에 있어서 자신만의 originality를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한 종종 외국에 머물면서 소설을 쓰곤했는데

낯선 환경이 주는 맑은 고독의 상태가 글을 쓰기에 자유로웠다고.

 

 

 

 

 

 

 

 

 

 

지난 주부터

퇴근 길에 도청도서관에 간다.

학교와 집의 중간쯤의 지점에 있어서

그야말로 on my way home과 on my way back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북적대지 않고 조용해서 참 좋다.

6시에 문을 닫는다는 점만 빼고는.

 

학기초 '방과후 수업'을 하기를 강력히 희망했었다.

작년 한 해 해보니, 어쨌거나 extra money의 보급원으로써 최고였다.

하지만 어찌어찌하여 무산되었다.

작년과 비교해 한 시간 반 빨라진 퇴근시간이 주는 여유가

4월, 5월을 보내면서 별 것 아닌 것이 되어갔다.

4시 반 퇴근 후의 거실은

밝은 햇빛에 먼지와 발 빠른 개미만 더 잘 보였다.

 

 

없다가 새로이 생긴,

있다가 바로 사라진 한 시간 반을

다시 잘 잘라내어 따.로. 내밀하게 사용하고 싶어졌다.

겨우 한 시간 남짓의 시간에,

그곳에서 별 것을 할까마는,

첫 날, 두 세명 앉아있는 열람실에 앉아 빈 공책을 꺼내는데

그 고요함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나 만의 외딴방에 앉아있듯 평온했다.

 

겨우, 두 세 줄의 시를 쓰거나

멍하니 앉아 있거나

서가를 둘러보며 책을 뒤적거려보는 정도이지만,

 

외딴 방의

그 고요한 적막이

 

그렇게

없다.

 

 

 

 

 

 

 

 

 

 

'A rose for Em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레  (0) 2016.06.24
개혀?  (0) 2016.06.22
실리  (0) 2016.06.11
들꽃 피고 별도 많이 뜨는  (0) 2016.06.04
아무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0) 201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