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선하다'
고대 그리스의 여류시인 사포가 한 말입니다.
프리네는
청순함에 지성까지 갖춘 고급창부였다고 합니다.
기원전 4세기 경에 살았던 그녀는
시인, 정치가, 갑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마도
그 시대 팜므파탈이었던 것 같아요.
이처럼 성적매력을 뿜고 다니는 이 여인의 향기를 증오하던
에우티아스라는 남자가 프리네를 신성모독으로 고발을 했습니다.
이에 한 때 그녀의 연인이었던 히페레이데스가 그녀의 변호를 자처했고요.
변호인 히페레이데스가 가진 유일한 논증은
아.름.다.움
그가 배심원들 앞에서 여인의 몸을 덮고 있던 천을 갑자기 들추자
프리네는 부끄러운 듯 두 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고
순간 배심원들은 그 여인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무죄!
아름다움은 선하다.
수줍은 듯 눈을 가린 프리네의 육감적인 알몸과
판단력을 상실한 채 그 눈부신 아름다운에 감전이 된 배심원들의 붉은 옷,
드러냄과 감춤.
결국, 프리네의 알몸이나 '아름다움은 선하다'라는 말은
삶을 바라보는 유연성, 생각의 탄력을 이름아닐까 합니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된다는 판단의 면죄부라는 것이지요.
너무 핏발 선 눈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랑에도 생로병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작고 괴팍한 짐승은 새싹처럼 돋아나 우리를 영원히 들뜨고 달뜨게 할것 같다가도
결국에는 낡아가고 늙어갑니다.
붉은 옷을 입은 나, 그대, 우리 모두,
그게 무엇이든
사랑이든, 덤덤한 삶이든, 혹은 포기이든
무얼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움 속에
신은 당신의 의지를 담아놓았다고 하잖아요.
어찌 그 분이 여인의 아름다움 속에만 당신의 의지를 짱 박아놨겠습니까.
그러니
그대,
이래되 되고, 저래도 됩니다.
배심원들을 감전시킬만한 논증만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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