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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뭐라도 되겠지

 

 

 

 

 

 

 

한 입 베어물면

입 안 가득 달고도 신 맛이 가득 차는 초봄의 오렌지 같으면서도 

겅중겅중 재미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상한 생각들로 가득 찬

안드로메다 성운의 꼬마딩이 같은 김중혁은

"아, 내 친구라면 참 좋겠다"라는 욕심이 나는 작가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에 대한 소개를 보면

수상내역에 미당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것은 순전히 친구를 잘 둔 덕이라고 키득거렸다.

그의 첫 책 『펭귄뉴스』를 펴냈을 때 기자 한 사람이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소설가 김중혁씨는 미당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시인 문태준과 소설가 김연수의 친구이기도 하다>

이 글을 어느 누군가가 앞 부분만 읽고 흥분한 나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세상에 내보내는 바람에

그는 시인에게 주는 미당문학상과 소설가에게 주는 동인문학상을 받은 천재 글쟁이로 둔갑했다고 한다. 하도 재밌어서 그 자신도 그걸 그냥 방치해 두었다고.

 

그의 수필집 <뭐라도 되겠지>는

그의 이러한 장난끼와 여유와 영혼의 풍요가 물컹물컹 묻어나는

참 재미난 책이다.

 

중간 중간에 삽입된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지로 가득한 만화와 삽화들,

인생의 비밀은 쓸데없는 것과 농담에 있다고 말하는 그의 가벼움을 가장한

삶의 진정성과 진실을 읽노라면

독자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하게 된다.

"Why are you so serious?"

 

 

'몰라,어떻게든 되겠지, 뭐라도 되겠지'

끄덕끄덕 삶을 낙관하게 되는 책을 쓰고 싶다고 하는 그 젊은이와

동시대를 살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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