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 rose for Emily

falling slowly

 

 

 

 

 

 

 

 

 

 

 

 

 

 

마음이 쉽게 저물지 않는 날,

퇴근 길에 구이에서 운암으로 이어지는 길을 돌았다.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 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뿐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 안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 삶은 꿈이다."

- 이성복 <그렇게 소중했던가>

 

 

 

 

 

 

 

 

 

 

 

 

 

 

 

 

 

 

 

 

 

'A rose for Em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0) 2014.10.05
밀지 마요  (0) 2014.10.04
그런 일이기를  (0) 2014.10.04
나의 기요  (0) 2014.10.03
하나님의 뜻, 제럴드싯처  (0) 201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