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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se for Emily

some say love,

 

 

 

 

이와이 슌지의<4월 이야기>를 다운받아 봤다.

1998년 개봉작이니 헌 영화다.

 

 

주인공 우즈키는 더 이상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화면은 온통 4월의 화사함으로 가득하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벚꽃,

플레어스커트에 자전거를 타고 서점으로 가는 길,

햇살 밝은 공원 벤치에서 키스를 나누는 연인,

서점에서 빌려 준 빨간 우산,

그리고 영화의 끝부분에서야 밝혀지는

홋카이도에서 도쿄에 있는 대학까지 진학하게 된 이유, 등

겨우 한 시간 남짓 런닝타임의 영화를 보고나면

사랑에 빠진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경험하게 된다.

 

 

 

 

 

 

 

 

드라마 <공항가는 길>의 남녀의 관계에는 3가지가 없다고 한다.

둘은 그렇게 약속을 했다고 한다.

바라는 것 없기, 만지는 것 없기, 헤어지는 일 없기.

사랑이라면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었다.

대본을 쓴 작가가 한번도 사랑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든가

아니면 그 반대로

그 많은 사랑의 속성 중에서

끝없이 고통스러운 갈증(endless aching need)에 스스로 혼쭐이 난 일이 있던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가 생을 다해 사랑하는 여자 데이지는

사실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천박한 여자이다.

그럼에도 작가 피츠제럴드가 'great'라는 형용사를 개츠비에게 아끼지 않은 이유는

그가 암담한 현실 속에서 언제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낭만적 준비성,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름다움이 되었든,

슬픔이 되었든,

그 흔한 사랑이 되었든

이 가을,

나도 온 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숨을 쉬고 싶다.

삶은 정말 주머니들로 가득한 옷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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