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그레타는 생각이 깊은 여자였다.
무대로 올라가 데이브와 화음을 맞추는 대신
그대로 공연장을 빠져나와 혼자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그레타는 데이브에게 멋진 노래를 선물했고
데이브는 그녀의 노래에 열광하는 청중을 그레타에게 선물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각자 자신만이 해줄 수 있는 선물 하나씩을 건네고 쿨하게 헤어지는 연인.
근래 영화에서 본 가장 근사한 이별이었다.
그때
그레타가 단지 데이브와 작별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브를 사랑했던 자기 자신과도 헤어진 것만 같았다.
누군가를 대책없이 사랑하고 무언가에 정신없이 몰두했던,
자신의 서툰 청춘과도 멋지게 이별한 것처럼 보였다.
많이 사랑하고 또 많이 미워했던 한 남자,
많이 기대했고 그래서 더 실망했던 한 시절,
그 둘 모두를 공연장에 남겨두고 미련없이 돌아 나온 뒤,
그래타는 비로소 다시(again) 시작(begin)하는 출발선에 설 수 있었다."
- 신문에서, 긁어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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