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ose for Emily
내장산
Tigerlily
2020. 6. 22. 11:34
언제가도 좋지만
단풍 든 내장산보다
눈 덮인 내장산보다
초록이 아우성 치는 유월의 내장산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신록이 터널을 이루는 진입로를 들어서면
다정하면서도 당당한 그 짙푸름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주차장에서 산사에 이르는 단풍나무의 산책길도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작은 실개천 옆의 소롯길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단풍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종일, 책도 읽고 남편의 흰머리도 뽑아 주며 하루를 보내곤 했었다.
자전거를 빌려 같이 타다가 지치면 낮잠도 자던 그 곳.
숨겨두고 몰래 가고 싶은 나의 오랜 휴식, 내장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