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lily 2018. 6. 1. 10:47





언제부턴가 자다가 자주 깬다.

2:42, 4:12..

하지만 통놈으로 자지 못하는 불편은 때로 뜻밖의 횡재를 안겨주기도 한다.


보름 즈음이 되면 자기 전에 앞 베란다의 빨랫줄에 있는 빨래를 다 치운다.

새벽녘에 설핏 잠이 깨어 누워있는 내 눈에 들어오는 서쪽 하늘의 두둥실 보름달.

모두가 잠든 시간의 보름달이란 풍요로움도, 충만함도 아닌

잠들지 못하는 결핍이 주는 고요와 평화다.

충만보다 넘치는 채움이 되기도 한다.


달빛 이불을 덮고 다시 잠을 청하는 새벽이다.

수화기를 들어 누구에게라도 알려주고 싶다.



달이 떴어요.






6월 1일 04:12, 보름에서 이틀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