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의 의자
<고갱의 의자> <빈센트의 의자>
고흐가 그린 <고갱의 의자>와 <빈센트의 의 의자> 라는 그림이다.
파이프와 담배가 놓인 투박한 자신의 의자와는 대조적으로
고갱의 의자는 화려하고 위엄이 있어보인다.
그를 향한 고흐의 마음이 보인다.
고흐는 고갱을 무척 좋아했다고한다.
아를의 노란집에 고갱과 같이 지냈던 두 달동안의 고흐는
마치 기쁨에 달뜬 어린아이나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항상 들떠 있었다.
개성이 강한 서로의 성격과 화풍에 대한 이견 때문에 자주 충돌함으로써
겨우 두달의 동거로 끝을 맺었지만
고갱의 경험, 그림, 자신감, 카리스마 등 모든 면에 매료되었던 그는
헤어진 후에도 여전히 고갱에 대한 그리움을 접지 못했다.
" 고갱처럼 지적인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옆에서 그의 작업을 지켜보는 것은
내게 엄청나게 유익했다."
이명수씨는 최근의 자신의 책에서
마음의 지옥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의 동지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맞장구쳐주고 함께 울어주고 화내줄 수 있는
'편파적인 내편'이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젊었을 적에는 간혹 나는
'맥베스의 문을 두드려주는' 한 사람이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왕이 될거라는 마녀들의 꾀임에 넘어가 서둘러 왕이 되기 위해
왕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맥베스의 귀에 들려오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
도끼처럼 뇌리를 깨어부수어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한 사람,
나의 팔을 움켜잡고 무엇이 바른 길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한 사람.
하지만
사는 일에 다소 지쳐가는 요즘에는
맥베스의 문을 힘차게 두드려주는 사람보다는
내가 앉는 일상의 하찮은 의자에까지 색을 입혀주는
고갱의 고흐같은 사람이 더 긴요한 날들이다.
편파적인 내 편이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