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quility
<silent heart>라는 영화를 봤다.
프랑스의 시골 외딴집에
성탄절을 몇일 앞두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평화로운 가족을 이루고 사는 큰 딸 하이디 가족,
그리고 둘째딸 산느와 그녀의 애인 데니스.
엄마가 더 큰 고통을 겪기 전에 스스로 선택한 존엄사를 앞두고
엄마와의 마지막 주말을 보내기 위해 모인 가족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불렀던 노래도 하고,
거실이 떠들썩하게 춤도 추며 다시는 마주하지 못할 순간을 보낸다.
사고뭉치 데니스의 마약을, 엄마의 제안에 따라,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피워보기도 하며 행복하지만 슬픈 주말을 보낸다.
하지만 하이디에게 독특한 장면이 목격되는데
그것은 가족의 파티에 같이 초대되어 시종일관 같이 했던 엄마의 절친 리스벳과 아빠의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
하이디는 아빠에게 모종의 의도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의심하고
온 가족이 했던 그 합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선언을 한다. 하지만,
" 내가 두고 가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비밀을 알게 된 딸들에게 엄마는 말한다.
그리고 자녀들이 모두 떠난 저녁 무렵 엄마는 아빠의 도움으로 세상과 이별을 한다.
그리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는 영화도 봤다.
몇 편 보지않고도 그의 팬이 되어버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는 이복동생 스즈를 만난다.
세 자매에게 남겨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15년 전 딴 여자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버렸다는 것 정도.
그 이후 부모의 부재 속에서 외할머니에 의해 키워진 그들은
외할머니의 흔적과 추억이 그대로 남겨진 낡은 집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자랐다.
영화의 아름다움은, 역시 고아가 되어버린 스즈를 데려와 같이 살면서 그들이 보여주는
각각의 상처를 처리하는 방법에 있다.
서로가 아픔의 원인이 되었던 사람들이고
그러기에 각각의 부모에 대해 함부로 발설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세 자매는 이복동생 스즈에 대해 깊은 연민으로 감싸준다.
상처에 대해, 죽음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요란스럽고 시끄럽기 그지없으나
그들의 감정의 처리방법은 무척 고요하고, 담담하였다.
      <silent heart>와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내 눈에 보인 것은 그들의 '고요함'이다. 죽음에 대해서, 아픔에 대해서, 심지어 삶에 대해서 그들은 호들갑스럽지 않다. 흘러넘치는 눈물보다는 고이는 눈물이 더 슬프다.
 
 
 
 
 
 
<silent heart>와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내 눈에 보인 것은 그들의 '고요함'이다.
죽음에 대해서, 아픔에 대해서, 심지어 삶에 대해서
그들은 호들갑스럽지 않다.
흘러넘치는 눈물보다는 고이는 눈물이 더 슬프다.
남아도는 '내 마음을 빌려주고 싶을만큼'
잘 느끼고 잘 표현하는 편이다.
그게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K-Pop Star>의 박진영의 넘치는 표정과 반응이
남사스럽다기보다는 '행복하게 살 수 밖에 없는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구태여 정해보라면, 2016년 한 해 나의 키워드로
'tranquility'로 해보면 어떨까.
쉽지 않겠지만, 또 아니면 어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