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lily
2015. 8. 14. 17:13
트립투 이탈리아,
동경표류일기,
난 그녀와 키스했다,
종이달,
어느 하녀의 일기
이번 여름방학에 본 영화들이다.
쓸쓸하거나, 꿀꿀하거나
딱히 할 일이 없으면
영화관에 간다.
독립영화관, F2는 나의 지정 좌석이다.
뒤에서 두번째, 왼쪽 벽에서 두번째 자리에 혼자 앉아
500원 주고 뽑은 아메리카노 한 잔 쪽쪽 빨며 보는 영화는
가끔 내게 안티푸라민이다.
화~~~하다.
<난 그녀와 키스했다>속 스웨덴 여자 아드네는 너무 사랑스러웠고
<동경표류일기>는 우리의 삶이 수면 위로 정처없이 떠도는 듯한 아득함이 몰려왔다.
<어느 하녀의 일기>에서는 레아 세이두라는 배우의 눈빛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종이달>을 보며, 내게 일본어에 대한 끌림이 상당함을 감지했다.
<트립투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시끄럽다가 느닷없이 던지는 질문의 무게가 육중했다.
두 시간 남짓 푹 빠져있었던 영화에 대해 누군가 물을 때
간혹 난감하다.
말하다보면 턱없이 내 표현이 부족하기도하고
때로는 본 것 이상의 감상을 덧씌우기도한다.
영화감독이 맘 먹고 말하고자하는 것을 놓치기도한다.
자주 오해하기도 한다.
'참 좋았어'
그래서 내게,
더 이상의 수식은
의미없다.
일러스트 작가 박다미의 <Love is..>중에 나오는 작품들이다.
첫번째 작품 제목은 '깨우러왔다가 같이 자요"
두번째 것은 '책 읽다가 뽀뽀를 했어요'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하고 싶었었다.
철딱서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