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ose for Emily
속수무책
Tigerlily
2024. 11. 26. 21:22
<속수무책>
.김경후.
내 인생 단 한권의 책
속수무책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척 내밀어 펼쳐줄 책
썩어 허물어진 먹구름 삽화로 뒤덮여도
진흙 참호 속
묵주로 목을 맨 소년 병사의 기도문만 적혀 있어도
단 한권
속수무책을 나는 읽는다
찌그러진 양철시계엔
바늘 대신
나의 시간, 다 타 들어간 꽁초들
언제나 재로 만든 구두를 신고 나는 바다절벽에 가지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다, 속수무책
거꾸로,
나의 현실이 버거울 때는
지금 나는 VR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면
손톱만큼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이름도
<속수무책>이다.
당신께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