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ose for Emily
reminder
Tigerlily
2015. 1. 15. 23:02
영화 <국가대표>에서 하정우에게,
설탕이 듬뿍 뿌려진 빨간 토마토는
어릴 때 헤어진 엄마.
만화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를 보기 위해
서둘러 하교하던, 중1때의 봄날 오후, 그날의 나의 첫 생리
그 불안하던 캔디.
벗어놓은 김태우의 신발 속에 몰래 가만히 자신의 발을 넣어보던
전도연의 조심스러움은 내게 '짝사랑'의 가장 깊은 은유,
그리고 그.의. 신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았다.
'잘 둔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다른 필기구와 부딪쳐 기.스.가 날것 같아
필통에서 빼내 따로 둔 게 문제였다.
잠이 오지 않았다.
..
학교, 교회, 집 다 뒤져도 나오지 않아
거의 포기에 이르렀던 어느 날
코트 호주머니 속에서 만져졌다.
푸르게 반짝이던 그 감촉.
기뻤다. 참 좋았다.
특정한 사물이 길어 올려주는 독특한 기억은
슬픔이든, 기쁨이든, 하나의 지워지지 않는 그림이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누군가가 '나'를 떠올렸을 때의 그림이
즐거운 음표이기를..